지체·뇌병변장애분과
김형구
장애에 대해 무지하던 어버이는 자녀의 장애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어버이는 자녀의 장애 사실을 알고 난 이후로 삶이 바뀌었습니다. 매일같이 서울과 부산의 대학병원, 상담센터, 물리치료실, 언어 및 음악 치료실 등 아이를 업고 뛰어다녀야만 했습니다. 그 당시 어버이 곁에는 도움을 줄 만한 사람도 조언을 줄 만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버이는 한국장애인부모회에서 장애와 관련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녀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막막함에 있을 부모에게, 자녀가 학령기에 있을 부모에게, 앞으로 성인이 되어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에게 힘이 되고자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부모교육을 시작으로 한국장애인부모회에서 장애인인식개선 교육 강사 과정을 교육받았고, 이것을 계기로 여름방학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진행하며, 그 시간을 통해 자녀가 학령기이기에 통합교육이 중요하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버이는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의 삶에 가장 큰 보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성장애인연대 부설 성폭력상담소에서 개설한 성교육 강사 양성 교육을 통해서는 성 인권의 중요성을 느끼고 해결해야 할 많은 현실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버이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다니면서 현재 장애 자녀들이 처한 많은 어려움을 보게 되었고, 장애 자녀들의 학령기 이후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어버이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며 장애인들의 삶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장애인부모회 감사를 맡으며 장애 자녀와 가족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가 되고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애인단체가 연합하여 투쟁하는 활동에도 참여하며 어버이는 점차 소극적 참여에서 적극적 참여로 활동이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시청 앞에서 벌이는 420 장애인차별철폐 권리 쟁취 농성장에서 만난 여러 사람의 보습을 보고, 그곳에서 나눈 대화는 어버이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며, 가족에게만 머물러 있던 생각이 아닌 사회 전체의 변화에 대한 생각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어버이의 장애인과 사회의 변화를 위한 활동에 노고를 인정받아 2017년 연말에는 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행사에서 장애인 가족으로서 장애인인식개선 교육과 세울림 과학축전 봉사의 경력을 인정받아 봉사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 어버이는 자녀의 장애를 알게 된 이후, 자신의 삶을 헌신하며 자녀와 더 나아가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장애인 인권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의 증진에 힘쓴 노고를 높이 인정하며 ‘올해의 어버이상’을 드립니다.
이 외조모는 연로한 나이와 청각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성 어린 마음으로 외손녀 2명을 바르게 양육하였습니다. 손녀들의 부모는 큰 손녀가 6살 때 이혼을 하고 손녀들의 엄마는 2013년 유방암으로 별세하였습니다. 큰 외손녀는 뇌병변장애 1급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작은 손녀는 모야모야병으로 인해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경제활동이 가능한 가족이 없는 상황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생활비 지원을 받아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외조모는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장애와 가난을 극복해 나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큰 손녀의 활동보조인을 통해 서류, 각종 행정적인 일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들이 수화를 모르는 상황이라 글을 쓰거나 핸드폰 문자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원활한 소통이 어려워 이 역시 활동보조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외조모는 손녀들이 올곧게 자랄 수 있도록 양육하였으며, 장애와 가난이 가족의 행복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본보기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정성으로 뇌병변장애 특성상 독립 이동이 어려운 큰 손녀를 초등학교부터 전공과 2학년까지 성실히 학교 교육에 적극 참여시켰으며, 장애를 극복하고 홀로 독립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을 주며 본인의 역량을 넓혀 주었습니다.
외조모는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지 않는 교육은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가정에서도 적극적으로 학습을 하였고, 손녀들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꾸준한 관심으로 힘써왔습니다.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가정에서의 교육은 손녀들에게 일상생활 대부분을 스스로 수행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장애란 무능력이 아니라 단지 불편함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런 정신은 손녀들에게 무엇이든지 자신의 힘으로 해보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성장시켰습니다. 외조모 덕분에 손녀는 자신보다 힘든 친구들을 도우며 배려하는 성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손녀는 2014년 유영학술재단 장학생, 2017년 한국뇌성마비복지회상, 키비탄 효 그림 그리기공모전 입상, 자치ㆍ자율 부문 서울학생상, 고등학교 3학년 정근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작은손녀 역시 모야모야병으로 인해 뇌수술을 받았지만, 학원이나 사교육 없이 지역사회 무료 공부방에서 스스로 공부하여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이러한 외조모의 정성어린 사랑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손녀들을 올바르고 자립할 수 있는 성년으로 성장시켰으며, 청각장애와 연로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손녀들을 정성으로 양육한 모습은 모든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바 그 노고를 인정하며 ‘올해의 어버이상’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