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분과
조경자
‘엄마는 강하다!’ 이 땅의 모든 어버이들에게, 특히 어머니라는 이름의 위대하고 강한 존재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장애인 자녀를 훌륭히 키우는 어버이 역시 강하고 위대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갑작스러운 자녀의 장애판정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하고 앞이 캄캄하지만 이내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밝고 명랑한 아이로 키운 강한 어버이가 있습니다.
1남 1녀를 둔 평범한 어버이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발달이 조금 늦었던 아들의 청천벽력같은 장애판정을 받은 후 한동안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웠습니다. 현실을 부정하는 것만이 나도 아들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무너지는 하늘 속에서 인정할 수 없는 아들의 장애판정을 모른척하며 살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들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고, 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자녀는 시도 때도 없이 밖으로 나가 2박 3일을 행방불명이 되기도 하고, 피 묻은 옷을 입고 들어오기도 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절망과 안도의 순간이 반복되었습니다. 끝내 부부가 교대로 일을 하며 아들을 지키고 보살피는 밤낮 없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들이 7세가 되던 해 조기교실의 언어치료를 시작했고, 어느새 ‘엄마’라고 말하는 아들을 보며 하염없는 기쁨의 눈물과 함께 작은 것에 감사하며 지낼 수 있는 날이 찾아왔습니다.
남들보다 1년 늦은 나이로 특수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재학하는 동안 학교의 대의원임원으로 활동하며 특수교육 발전에 이바지하였으며, 학부모회장도 도맡아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고 이끌었습니다. 또한 한국장애인부모회 서울특별시지회 창단멤버로 장애와 관련된 모든 일에는 발 벗고 나섰으며, 자녀들의 알찬 학교생활을 위해 보이스카웃 캠프 등 각종 행사 진행시 매번 참석하여 자녀들의 식사와 위생을 책임졌습니다.
또한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에는 하던 일도 그만두고 오로지 아들을 위해 매진하여 스케이트, 인라인스케이트, 수영, 여행 등 많은 활동을 하며 아들이 보고, 느끼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하여 말도 못하고 숟가락질도 못하던 어린 아들은 어느새 혼자서 밥도 잘 먹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든 것을 즐길 줄 아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밝은 표정과 훌륭한 인사성, 어디에서나 분위기 메이커로 가족, 친척, 친구 등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들이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복지관, 주간보호센터에 입소하여 지내는 동안에도 학교 내의 학부모 임원 및 회장을 도맡아 아이들과 관련된 일이라면 적극 참여하여 물적, 정신적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어버이 본인은 과로와 우울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아들에게 만큼은 내색한 번 하지 않고 항상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고 아들의 교육적인 면뿐만이 아닌 아들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강한 엄마, 조경자씨에게 ‘장한어버이상’을 드립니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든 부모들이 가지는 똑같은 마음입니다. 자녀가 중증장애인이라도 부모는 자녀에게서 희망을 잃지 않고 더 많은 사랑을 줍니다. 부모가 내 자식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내 자식을 사랑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장애인부모들은 장애인 자식에게 더 많은 사랑과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 자녀에게서 더 큰 희망을 발견하고 자녀를 위한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녀가 모두 장애인인 어버이는 자녀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매우 높으며 학교 내에서 학부모로써의 역할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등을 인지하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은 물론 학교 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자녀를 위한 정보 교류나 인권신장에 대하여 남다른 애착으로 끊임없이 노력하였습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부터 학생들의 생활능력 향상을 위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다른 학년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의 생활능력 향상을 위하여 가정과 학교 간의 교육 연대를 위하여 노력함으로써 학생들의 생활능력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더불어 학교 교육과정 속의 학부모의 역할을 인지하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활동, 현장체험학습, 자연친화학습 등에 학부모님들의 참여를 독려하여 학부모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의 학부모님들과의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장애인 복지정책 및 학교 교육 변화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여 학교의 발전과 방향에 대한 논의를 끊이지 않게 하였습니다.
또한 학교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학부모회, 주간보호센터, 주변 학교의 학부모님들과 연계하여 학교교육 활동과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하여 세미나 및 토론회에 참여하여 학부모의 역량강화에 크게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특수학교 학부모회의 활성화를 위하여 인근학교 및 지역사회 여러 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하여 노력하고 상호간의 정보교환과 협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장애인 부모가 자신의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자녀에게 관심과 사랑, 봉사를 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시설보호 학생 및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개인 사정에도 관심을 가지며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등 비단 자신의 자녀만이 아닌 장애인 자녀 모두를 본인의 자녀처럼 생각하여 살피고 보듬어 주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헌신적인 봉사와 적극적인 학교 참여로 학교와 학부모회, 나아가 지역사회에 구심점 역할을 하며 학부모회가 내실화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한 이 어버이에게 ‘장한어버이상’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