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분과
이선화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노고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장애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고통과 슬픔은 더할 나위 없지만 더욱이 시부모님을 공양하며 장애자녀를 훌륭히 키우고 있는 이 어버이가 겪은 양육에 따른 어려움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어버이는 지체 공립 특수학교의 고등부 3학년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지적장애 및 자폐성 장애) 2급의 자녀를 둔 부모로 시부모님에 대한 공양과 함께 장애자녀의 교육을 위해 헌신해 왔으며, 또래 아이들이 잘하는 재롱 한번, 시원한 대답 한번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아이의 장애를 발견하면서부터 자녀의 재활을 위한 치료와 교육을 위해 매진하였습니다.
어버이는 내 아이 하나만을 내 자식으로 생각 않고, 우리 학교 아이들 모두가 내 아이라고 생각하고 학부모회를 앞장서서 이끌고 학교 전체 학생의 어머니이자, 학교 전체 학부모의 대표, 어머니들의 동료, 언니, 동생임은 물론 최고학년 고3 학생의 부모로서 후배 부모들의 상담자이자 조력자가 되고, 서울정문학교 학부모회장으로서 어려운 장애학생 부모들을 대신해 특수교육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노력해 왔습니다.
침체된 학부모회를 활성화하고자, 적극적인 자세로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여 장애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 부모들을 지원하였으며, 부모들 간의 소통을 위한 부모회 홈페이지를 개설하였으며, 학부모 월례회, 부모 동아리 활동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 학교 참여 학부모 지원사업에도 계속적으로 참여하여 학교활동 모니터링과 학교 가꾸기 활동, 부모교육 활동, 장애가정나눔활동, 문화체험 활동 등을 통해 어려운 장애 가정의 부모님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이끌고, 특수학교 학부모회 활동의 모범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이 어버이는 단 하나의 자식에 대한 욕심을 접고 열악한 환경의 학부모회를 이끌어 정문학교 학생 모두의 어버이가 되어 정문 가족이 보다 끈끈한 교육 공동체 한 가족이 되게 해준 이 어버이에게 “장한어버이상”을 드립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때론 매우 혹독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할 때, 준비되지 않은 채 어려움과 마주할 때, 우리는 삶의 고단함과 고통을 겪게 됩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장애자녀의 부모가 되었을 때,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어려운 환경과 직면하게 될 때, 우리 부모님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자녀를 훌륭히 키워낸 어버이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20여 시간의 긴 진통 끝에 모든 가족의 축복 속 에 태어난 딸 아이는 모든 부모의 마음처럼 기쁨과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조금씩 발육이 늦어져도 설마 내 아이가 장애가 있을 거란 생각은 꿈에서 조차 하지 못했던 때였습니다. 병원에서는 6개월 물리치료 후에도 혼자 서지 못하면 영원히 걸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딸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길게 앉아서 낙심할 시간도 없이 꼭 걷게 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를 하고 힘겨운 물리치료로 인해 눈가에 실핏줄이 모두 터지는 딸 아이를 보며 함께 울기를 5개월, 이후 딸 아이는 혼자 서고 걷고를 반복해서 연습한 끝에 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비장애인과의 차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깨달으며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통하여 최대한의 아이의 능력을 끓어내기 위하여 학교에서의 모든 생활과 특별활동을 빠짐없이 참여하였습니다.
이 어버이는 딸 아이가 점점 커감에 따라 미래는 아직도 불투명한 현실에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1999년 은평대영학교 부모회장을 시작으로, 한국장애인부모회 분과위원과 지적장애분과 부회장으로 10여 년간 한국장애인부모회에 몸담아 장애계의 발전을 몸소 느끼고 변화를 경험하면서 다른 장애영역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발달장애인의 부모로써 자기결정권이 부족한 자녀들의 눈과 귀가 되어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참여를 유도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또한 2002년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창립회장 당시, ‘장애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겪어야 하는 일상적인 일들을 어떻게 줄여 나갈 수 있을까’가 그 시기에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이에 언제나 우리 부모들에게 힘을 실어주던 사회복지사들과 부모님들로 구성된 조를 짜서 시장과 상가, 그리고 버스 기사 분들에게는 장애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청했으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인형극을 통해 장애의 이해를 돕고, 인근 중학교에서는 직접적인 장애 체험 등을 통해 장애인식교육에 힘을 썼습니다.
위와 같이 희망을 잃지 않고, 우리 아이들의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는 이 어버이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장한어버이상”을 드립니다.